첫 등교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등교,
예비 1학년에서 드디어 정식 1학년이 된 우리 딸.

코로나가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니다.
아이에게 온라인 수업으로 계속하자고 설득했으나
학교를 꼭 가보고 싶단다.
설렘 반 기대반으로 등교길에 오른 딸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입학식이 연거푸 연기되는 상황이 얼마나 서운했을까.
쑥쓰러움 많은 딸아이가 연신 미소를 띄니
그간 학교생활이 그립긴 했나보다.
첫 등교하는 친구는 우리 아이 포함해 총 여섯명.
돌봄 교실 다니고 있던 친구 네다섯명.
열 명 남짓 친구들과 처음 만났다.
안내해 주는 선생님 따라 간격을 두고 한 줄로 걸어간다.
책가방 메고 실내화 주머니 들고 작은 체구의 아이가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목이 메였다.
처음 초등학교를 보내는 기분은 이렇구나.
대견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지내온 7년 세월까지. 내 서른 초반부터 줄곧 함께 해 온 아이다. 키울때 어려움과 초보엄마라 부족했던 두려움까지. 지나온 무수한 시간이 나에게는 졸업, 아이에게는 입학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순간임을 배운다.

유치원 졸업식은 간소화되고 학교 입학식도 생략되
안타까운 마당에 첫 등교까지 가벼울 수 없었다.
아이가 학교로 들어가고 난 후 이벤트 준비를 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보라색 수국과 이름을 보여주는 하트모양 케이크를 사는 데 괜히 또 울컥. 마음이 울렁울렁한다.
왜 이렇게 아이에게 미안한 것, 상처준 것, 못 해준것만
기억나는지... 앞으로 만들어가는 날 하루하루가 마지막인 듯
아이와 많은 추억을 만들어보리라 다짐해 본다.
12시 30분 하교길 마중에 아이가 보인다.
얼른 달려가 엄마 없어도 괜찮았냐 물으니
쑥쓰럽긴 했는데 재밌었단다.
이대로 집에 가기는 아쉬우니
운동장에서 놀고 싶다고도 하고.
처음 가 본 학교가 그리 좋았는지
들뜬 마음이 쉬 가라앉지 않는다.
아이 미소에 덩달아 행복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