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cosystem/꿈꾸는 맘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Musicpin 2020. 8. 21. 07:02

친절하고 자상한 책

책이나 실컷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출판사에 입사, 9년산 책을 만들었다. 김하나 작가님의 ≪힘 빼기의 기술≫, 자토 작가님의 ≪오늘도 솔직하지 못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산책 중≫, 김경희 작가님의 ≪회사가 싫어서≫, 남씨 작가님의 ≪고양이처럼 아님 말고≫, 김진형 작가님의 ≪딸바보가 그렸어≫ 외 다수의 에세이 책이 그 9년간의 결실이다.

그렇게 에세이 전문 편집자로 쭉 살았어도 좋았으련만, 문득 10년을 채우면 다른 일에는 도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돌연 회사를 그만 두고 평소 친분이 있던 부천의 작은 책방 ‘오키로미터’에서 에세이 쓰기와 교정·교열 워크숍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되어 이후에도 수차례 진행한 에세이 쓰기 워크숍이 이 책의 시초이다.

일하지 않을 때는 주로 책을 읽고 맥주를 마시며 ≪비둘기 통신≫이라는 잡문을 쓴다. ≪기분이 좋아지는 노트≫에 여기저기서 본 멋진 문장을 모아두기도 한다. 바로 이것들을 하기 위해 돈을 번다.

 

목차

프롤로그 6

글 쓸 시간이 없는 당신에게 1 16

글 쓸 시간이 없는 당신에게 2 19

에세이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22

‘나’를 드러내지 않으면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24

작가가 되었다는 느낌을 만끽할 것 27

무엇을 쓸 것인가 31

첫 문장에 시간을 투자할 것 34

제목을 짓는 타이밍 37

‘서문’이라는 이름의 함정 40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약한 생각 43

좋은 문장이란 무엇인가 46

보여주는 글, 말하는 글 49

쓰고 싶은 글의 분위기를 상상하라 53

몇 년 후에 봐도 촌스럽지 않은 글의 비밀 56

문단의 리듬을 살리는 법 59

어디까지 묘사할 것인가 63

너무나 매력적인 주관적 문장들 67

에세이 작가가 되는 두 가지 방법 71

밑줄을 그을 만한 문장 만들기 74

 

내 글로 상처받는 사람이 누구일지 생각하라 77

객관적 안목을 기르는 연습 79

‘문장수집’이라는 멋진 취미 82

책에 밑줄을 그어라 84

반대되는 단어 조합의 힘 87

최고의 작품들만 읽어주시길 89

글이 늘 삼천포로 빠진다면 92

메모 앱 이용법 95

전업 작가를 꿈꾸고 있다면 98

저는 문체가 없어 고민입니다1 101

저는 문체가 없어 고민입니다2 104

단어들이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108

어떤 글이든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든다면 111

글쓰기 모임은 좋은 원동력 114

밤에 쓴 글은 반나절 묵힐 것 117

어딘가 내 문장이 이상하다면 120

도저히 문장을 고칠 수 없을 때 122

낯설게 표현하는 기술 125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더 특별할 수 있다 129

 

너무 어려서, 혹은 너무 나이가 많아서 132

에피소드를 아까워 하라 135

그들은 어떻게 에세이 작가가 되었나 137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 140

짧은 문장이 가진 힘1 143

짧은 문장이 가진 힘2 146

좋은 교훈이 있어야 한다는 압박 149

이 문장은 반드시 필요한가 152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글을 쓸 것 154

당신이 작가가 되었다는 증거 157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조합하라 160

매너리즘을 대하는 자세 162

유행하는 주제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 164

진실된 고백의 힘 167

스톱을 외쳐야 할 순간 170

00일기는 좋은 기획 173

전공이나 직업을 드러내라 176

적절한 인용은 글의 질을 높여준다 178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180

수미상관의 맛 183

 

글의 목적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말 것 185

지나치게 멋을 부린 글의 함정 188

쓰기 싫은 주제의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192

괴로운 기억을 꺼내보는 용기 195

현실과 글의 괴리감 197

독자를 어디까지 의식할 것인가 200

누구의 눈높이에 맞출 것인가 202

사투리와 구어체의 맛 205

무엇이든 주제가 될 수 있다 208

첫 번째 과제 : 나를 지켜주는 삶의 태도 211

두 번째 과제 : 취향에 대하여 214

세 번째 과제 : 삶을 관통하는 깨달음 217

네 번째 과제 : 혼자에 관하여 220

어떻게 작가가 될 것인가1 222

어떻게 작가가 될 것인가2 224

어떻게 작가가 될 것인가3 227

어떻게 작가가 될 것인가4 229

태어나면서부터 작가인 사람은 없다 231

 

에필로그 234

 

 

이 책에는 거대한 요점이나 무슨 비밀 요법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절대 사소하지 않고 가벼워 보여 질문하기 애매한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실용서 같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나의 경우 목차를 보자마자 가장 먼저 열어 보았던 부분은 이 지점이다.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 내가 쓰는 글이 과연 남에게 보일 수 있을만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저자는 타인과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바로 에세이란다.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되도록 글을 써보면 되는 것이지 않을까. 오늘 글을 쓰는 사람이 작가라고 했다.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한 워크숍에 다녀온 듯하다. 수많은 경험 중 엑기스만을 뽑아 절대비법을 전수받은 듯한 느낌. “민들레씨를 불어라.”이 대목은 특히나 와 닿았다. 어떤 일이든 민들레 씨를 불 듯 가볍게 시도해보면 생각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될 거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뭐가 되든 안 되든 포기하지 않고 글을 써나갔다는 작가의 말이 응원이 되어 준다. 불확실한 미래나 들이닥칠 일을 미리 염려하지 말고 오늘 하루에 집중해보자. 오늘 일어나는 작은 일 하나에 초점을 맞추고 그저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