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가족입니다만...

미리 친정나들이

Musicpin 2020. 1. 14. 00:20

신랑은 군악대 교육이 있어 삼일간 집을 비운다.
새벽같이 일어나 배웅하고 앉았는데
신랑 없을 빈 집이 벌써 허전하다.

그러고보니 구정에 시댁을 다녀오는 계획이 잡혔지만
친정에는 그렇지 못해 나 혼자라도 다녀오려고 했는데 이번에 다녀오면 좋을 터 였다. 이제 막 눈을 뜨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어린이집을 갈건지 외갓댁을 다녀올지 속삭이니 눈을 부릅뜨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댁에 가고 싶단다. 이럴 땐 든든한 나의 아이들이다. 혼자 가지 않아도 되고 손주손녀 보실 생각에 전화기 너머 들뜬 부모님의 목소리도 반갑다. 갑작스럽지만 부랴부랴 짐을 싸서 셋이서 오붓하게 친정나들이다.

신랑은 명절 당일에는 부대를 지키며 부대원분들과
함께 명절 행사를 한다. 명절 당일에는 부대출근이 확정이니 명절 당일 기준으로 전이나 후에 휴가를 내어 시댁을 다녀온다. 달에 휴가는 한 번이니 주로 시댁으로 이동하게 된다. 군인은 위수지역이라는 것이 있어 두 시간 내에 복귀할 수 있는 지역 외엔 휴가를 이용해야한다. 양가가 모두 두 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다 보니
친정은 늘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간혹 친정을
챙겨주는 신랑에게 고맙지만 아이들과 나만 가는게 마음은 제일 편하다. 귀한 사위 온다고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내는 엄마를 보는 것도 편치 않고.

주차장에 주차를 하자마자 버선발로 엄마가 달려나오신다. 추운데 그냥 집에 있으시지 왜 나왔냐니깐 보고싶어 창밖을 보고 있으셨댄다. 나 혼자 운전하고 가는 것이 염려스러우시면서도 반가움은 숨길수가없다.

명절때면 차 막히고 고생이다, 김서방 일 있는데 내조해라, 날씨 굳으면 위험하니 오지마라 등등. 어느 집의 며느리가 된 딸 마음 고생, 몸고생할까 자신들은 늘 괜찮다 하시면서도 보고싶은 마음은 수화기 너머로 전해져온다. 명절엔 못 가지만 이렇게라도 다녀가면 나도 마음이 조금은 안심이 된다. 자주 챙기지도 못하지만 전할 수 있을때 진심을 내보이는 것. 부족한 딸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