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서 씻고 따뜻한 물 한잔 마신다.. 초를 켜서 주변을 밝힌다. 빈 공기가 나의 온기로 채워진다. 차가워졌던 새벽공기가 나로 인해 데워진다. 따-듯해진다. 때론 요가로 시작하기도 한다. 아직 다 깨어나지 못한 감각들을 마디마디마다 풀어주는 긴장과 이완의 반복은 탄력을 준다. 팔과 다리, 몸과 머리를 깨우는 잠깐의 시간들이 지나면 한층 개운해진다. 나의 신체가 더 세부적으로 느껴진다.
왜 새벽기상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겠다. 이제서야 나로서 살게 되어서 그냥 살 수 없다고. 막연하게 살아지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너무 귀하고 소중해서 생각하고 계획한대로 산다고. 나로서 하루를 주도하면서 사는 것이 정말 살아있는 느낌을 들게 한다고. 내가 나를 통제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여유를 온 몸으로 만끽하면서 산다고.
정말 중요한 건 오늘 하루를 잘 살면 되는 거더라. 감정은 하늘의 흐르는 구름과 같고 느낌은 아이들이 왁자지껄 품으로 파고 들어 온기를 느낌에 만족한다. 사라지는 생각은 늘 변화되어 있으니 연기와 같다. 헌데 무엇 때문에 고민 할까. 왜 인생이 무겁다고 힘들어 했을까. 이제는 힘들어하고 이유 없는 우울감에 침몰되지 않아도 된다. 나로서 살아가는 생기를 여기저기에서 온통 느끼게 되었으니까.
젖은 솜처럼 느꼈던 모든 것들이 이유를 알게 되니 버겁지가 않다. 나로서 자유해졌다. 습이 되어 나를 움직였던 무의식적 작용들의 흐름을 몸소 깨우쳤다. 생각 정리, 마음 정리, 케케묵은 습관을 정리하고 비우면서 진짜인 것과 아닌 것을 구분했다. 그러고 나니 중요한 것만 남더라. 중요하지 않은 건 그냥 흘려버리면 되는 거였다. 미련 때문에 손에 쥐고 놓지 못해 맞닥뜨리는 자괴감이 더 괴롭다. 비우면- 삶이 가볍다. 하루가 가뿐하다. 지난 건 보내주고 다가 오는 건 기쁘게 맞이하고. 또 자연스레 흐르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스트레스에 함몰되지 않고 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당시에도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말이다. 과거는 힘이 없지만 내 몸 어딘가에 남아 흔적을 남긴다. 고통스러웠지만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견뎌냄으로 깨치게 되었다고 확신한다. 과거는 과거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나는 뭔가를 몸에 새기는 중이다.
그렇게 나는 새벽을 깨우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