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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고전

2020. 6. 12. 07:54 | Posted by Musicpin

독서는 작가와의 대화라고 했다.
내 삶에서 가장 뿌듯한 일로 기억될 독서 목록이다.
오뒷세우스를 읽으며 기원전 7세기 중엽 즈음 살았던 작가호메로스와 대화한 건가. 세상에. 580페이지 정도 되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결국에는 읽어냈다는 마음에 뿌듯함이 인다. 우여곡절 끝에 다 읽어낸 자신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오뒷세이아>

오뒷세우스의 기개와 당당함은 살아가는데 있어 용기가 되어준다. 신들에게 먼저 기도하기도 하지만 결국 결정을 내리는 소신은 사람인 오뒷세우스에게 있다. 방해하거나 벌을 주는 신들도 있지만 도우려는 신들도 있다. 신과의 관계에서도 인간인 오뒷세우스는 당당하다. 비탄과 원망, 후회만 하고 있지는 않았다. 슬픔에 취하고만 있지 않고 어려움을 신 탓만 하지도 않는다.

오뒷세우스의 여행. 퓔로스-라케다이몬-칼륍소의 동굴/오뒷세우스의 뗏목-파이아케스족의 나라-알키노오스-파이아케스족-퀴클롭스-아이올로스/라이스트뤼고네스족/키르케-저승-세이렌자매/스퀼라/카륍디스/헬리오스의 소들-이타케 도착.

오뒷세우스가 에우마이오스를 찾아가다-텔레마코스가 에우마이오스에게가다.-텔레마코스가 오딧세우스를 알아보다-텔레마코스가 시내로 돌아가다-이로스와의 권투시합-오딧세우스가 페넬로페와 대담하다/세족-구혼자들을 죽이기 전에 있었던 일들-활-오뒷세우스가 구혼자들을 죽이다-페넬로페가 오뒷세우스를 알아보다-저승속편/맹약

 

633p.『오뒷세이아』의 모티브 중 특히 두 가지

1. 귀향자 모티브. 어떤 사내가 젊어서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객지에서 떠돌다가 천신만고 끝에 고향에 돌아와서 아내의 구혼자들을 죽이고 다시 옛 권리를 회복한다는 모티브.

2. 선원 모티브. 어떤 선원이 바다 위를 항해하던 중 풍랑을 만나 죽을 뻔하다가 구사일생으로 혼자 살아남아 온갖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는 모티브.

 

* 『오뒷세이아』에서는 참을성 많고 임기응변에 능하고 유연하게 어려움에 대처해나가는 오뒷세우스가 이상적인 인물로 그려져 있다.

결국엔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 또는 온갖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곧 여행과 귀향이다. 내가 태어난 탄생의 순간부터 소명을 다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까지의 삶을 여행이라고 한다면 본래의 나 자신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을 귀향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죽음까지 이르는 과정이든 나 자신에게로 돌아가 나답게 살려고 하는 것이든 오뒷세우스처럼 당당하고 유연하게 어려움에 대처해 나갔으면 하고 바래본다. 이왕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라면 그로 인해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함께 오리라. 내가 나여서 겪는 희로애락은 나여서 아프기도 하지만 나이기 때문에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것처럼 어느 한 지점에 매몰되지 않고 잘 대처해 나갈 수 있기를.

 

내 삶에서 가장 뿌듯한 일로 기억될 독서 목록

 

호메로스, 그리스 정신의 출발점이자 원천

호메로스가 『일리아스』에서 그리고 있는 것은 완결된 우주와 그 안에서 영위되는 총체적인 삶이다. 아무도 노래하지 않는 어둠에 싸인 먼 역사의 첫새벽에 인간으로서 겪는 모험과 인간이라고 불리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인간적인 삶의 본질을 노래했다. 인간의 삶과 인간 정신에 대한 총체성 구현이라는 시각, 인간 체험의 다양한 본질을 가장 심오하게 밝혀낸 호메로스.

<일리아스>

인간이라면 겪는 감정들. 즉 명예, 사랑, 위로, 연민, 아픔, 가족, 우정 등이 사실 그대로 묘사되어 있다. 피하지 않고 맞서서 자신들의 운명을 걸어 나간 수많은 영웅들. 이름이 알려져 있든 그렇지 않든 전쟁에 참석한 모든 남자들, 여자들, 늙고 어린 사람들의 삶이 다 아름답고 대단하다. 크고 작은 그 모든 사람들이 모두 모두 영웅이다.

일리아스에서 보여주는 그 시대의 정신성과 가정적이고 순종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 주어진 삶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전쟁의 흐름 안에서 보여준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고전들의 고전인 까닭에, 여러 독자층이 두루두루 읽을 수 있게 지속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손보고 바뀌어야 한다는 옮긴이의 말에 우리가 사는 지금의 삶도 변화의 연속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역사의 흐름안에 있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정리해 보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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