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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보내며

2021. 1. 1. 13:16 | Posted by Musicpin

올해의 역사. 한 해의 마무리를 의미 있게 되새겨 보기 위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올 해는 어떤 시간들이 펼쳐 졌나.

올해 초 갑작스런 코로나로 인해 쥐의 해를 어떻게 보냈는가 정리해 보자.

 

  • 올 해 마음가짐.

부정문을 긍정문으로 바꾸기, 감정 셋팅. 마음 먹은 만큼 행복해진다.

기초를 튼튼히 다진다는 것. 기초가 튼튼해야 무너지지 않는다. 일상안정화, 루틴 확보.

감사, 회복탄력성, 심신의 건강 챙기기. 먼지(흙)+생기=생령, 생명력. 호흡

운동은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것. 식단과 더불어 고기 먹지 않기 도전.

 

  • 올 해의 이슈 BEST 3.

  1. 자아실현의 장, 음악치료사로 돌아오다.

  2. 코로나로 일상을 통제할 수 없다면 선택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3. Mecosystem 나생태계 신경쓰기.

    <나의 신체(요가), 읽고 쓰기(마코모임), 엄마로서 놀이밥, 전공스터디)>

     

나에게 2020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거리두기를 해야 했지만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 왜 그럴까? 타인은 집 안에만 있거나 밖을 다니지 못해 답답하다는데,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이렇다는데, 왜 나는 무던하게 보낼까?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그러다 문득 알았다. 이유인즉슨, 군인 가족으로 이사 다니면서 경험한 고립감이나 우울감, 외로움 등이 예방접종과 같은 역할로 작용했다. 해서 코로나는 하루에 좀 더 규칙적으로 집중하게 한 요인이 되었다. 지방에 사는 이점은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았고, 남매와 붙어있으면서 엄마로 친밀하게 집중하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했다. 오히려 코로나로 인해 하루의 기초를 다지는 일상에 더 탄력 붙었다고 봐야 한다.

나에게 집중하는 지점에 가속력이 붙었다. 새벽 기상(4:30am.) 이 가능해졌고 아이들과의 놀이밥에 밀도 높게 함께 했다. 마코에서 읽는 책을 일상과 화학작용이 일게 실천이 한결 빨라졌으며 신체를 인지하고 하루를 경영하는 데 탄력이 붙었다. 비로소 『나로 사는 것』 같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혼자서 지낸 그간의 날들이 자양분이 되어 외로움과 함께 지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피하지 않고 마주했더니 더 큰 그릇의 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되어 주었다. 물론 쉽지 않았지만 말이다. 홀로 설 수 있다면 외로움은 더 이상 외롭지 않다.

 

올 해 큰 이슈 중 하나는 당연히 재취업이다. 갑작스레 온 것 같지만 사실 기다렸던 나의 취업. 다시 일할 수 있을까 늘 막연했던 그 날이 올해 여름, 눈 앞에 펼쳐졌다.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하고 지난한 공백을 깨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진짜 일을 다시 시작하나’ 싶게 어안이 벙벙한 채 출근을 했다. 새로움에 적응하느라 버벅대기도 했지만 대략 3개월이 지나고 보니 자연스레 적응이 되어가고 있었다.

 

절대 양육기간을 온전히 보낸 시간은 겉으론 크게 변화한 것이 없지만 한 단계 넓게 성장한, 작지만 이로운 별이 되어 있다. 끈질지게 붙어있으라던 작가의 말대로 악착같이 붙어 있던 우드스턱의 시간(구본형, 깊은 인생 중. 간디의 마리츠버그 역.) 덕분에 아이들을 보는 관점이 바뀌어 있었다. 아이 자체의 생명력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장애 아이들과 만나게 되었다.

 

치료 목적이나 방법에 치우치는 게 아니라 아이를 존중한 채 우선하게 되었고 나 위주의 성취감이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아이가 우선이 되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전에는 그냥 음악치료사였다면 이제는 사랑의 음악치료사가 된 거다. 이건 정말 육아기간을 온전히 보낸 힘이다. 마치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된 웅녀처럼 나에겐 육아기간이 그렇다. 바닥까지 내려가 직접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쳐본 사람만이 안다. 누구나 할 수 있었지만 아무나 실천하지 않은 일, 육아. 값진 경험은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 성취감, 자신감, 자부심이 들어찬다.

 

2020년이 저문다. 코로나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준 한 해 아닐까. 나와 아이들, 가정 공동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하지만 걱정하지는 않는다. 하루 경영을 꾸준히 해보면서 유연하게 발 맞춰갈 수 있는 내공도 장착했으니까. 이제는 아이들의 미래, 지구 보살피기, 식단부터 일상까지 살뜰히 매만지며 2021년 맞이하련다. 나와 우리를 더 보듬고 품어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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