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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은 실천

2020. 10. 9. 20:41 | Posted by Musicpin

지인이 수세미를 선물했다. 아, 고마워라. 친환경 아이템. 환경에 관심이 많은 지인은 샴푸나 린스, 세제도 잘 쓰지 않는단다. 오직 식물성 비누 하나만 쓰는데 그게 오히려 더 피부에 자극 없이 좋단다. 환경으로 덜 스며드는 건 당연하고. 분리 수거 철저히 하는 건 물론 일회용품도 잘 쓰지 않는다. 플라스틱을 멀리하는 건 당연하고. 배달 식품은 직접 가지러 간다거나 장을 볼 때 비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천 가방을 별도로 준비한다.

 

제로 웨이스트 Zero Waste.

일회용 포장재, 완충재 등의 사용을 줄이고 일상에서 사용되는 자원과 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최소화 하는 사회 운동. 일상생활에서 넘쳐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 쓰레기를 최대한 만들지 않도록 실천하는 움직임 (네이버 검색 中.)

 

코로나는 어쩌면 환경 오염에 대한 자연의 경고라는데……. 코로나의 장기화로 이젠 마스크가 없는 일상을 떠올리기가 어렵다. 언제쯤 다시 벗고 다닐 수 있을지 불분명하고. 벗을 수 있는 날이 와도 과연 잘 벗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럴수록 더더욱 환경에 대해 생각한다. 오늘 내가 버린 쓰레기가 다시 되돌아 오면 어쩌지....... 하는. 영수증이나 빨대, 비닐봉지가 쓰레기를 늘리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편리해서 사용한 게 죄책감도 인다.

 

아주 작은 부분부터 실천해 나가려고 한다. 대나무 칫솔, 나무나 유리 빨대 사용, 비닐 봉지 사용 대신 천 가방, 그릇 준비해 가기, 손수건 이용하기 등.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제는 환경을 위해 조금씩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환경을 위해 무엇부터 실천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더 나아야 하지 않을까. 작은 부분, 내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신경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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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추석 생활 no. 4

2020. 10. 6. 11:14 | Posted by Musicpin

‘오늘은 어디갈까?’ 했더니만 남편이 답한다.

‘스카이 바이크 타는 곳이 있던데 한번 가볼까?’

‘GO!!!!!!’

 

당연히 출발해야지!!! 하고 실행완료다. 세상에, 집에서 40~50분만 가면 속리산이 있었다. 산이 지척에 가깝고 가까우니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더더군다나 스카이 바이크라니!!!!! 스펙타클 모험 어드벤쳐!!! 아이들과 함께 신나는 체험을 할 수 있음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달리고 달려 스카이 바이크 티켓을 예매하고 여기저기 둘러본다. 공원으로 조성도 잘 해 놓았고 꽃내음이 듬뿍 날 듯한 실내 화원도 보였는데 코로나로 잠정 중단 운영이다. 아쉽지만 당연히 지켜야 할 규칙이니 밖에서만 구경해야지.

 

코로나가 아니면 사람들이 훨씬 북적였을 거라는데 우리 눈엔 제법 많아 보여 멀찍이 떨어져 돗자리를 폈다. 방문한 대부분의 가족들은 나들이로 왔는지 간식이며 애들 놀거리를 잔뜩 챙겨 왔다. 꼭 스카이바이크 이용이 아니더라도 나들이 코스로 가족이 다녀오기엔 적당한 장소인 듯하다.

 

한 때 스피드를 즐겼던 나로서 스카이바이크는 오랜만에 젊을 적으로 되돌아간 기분이다. 남매도 생각보다 무서워하지 않으니 발을 열심히 굴렸더니만 남편이 옆에서 무섭다며 천천히 하란다. 아, 이런 이런. 안전하게 안전벨트 다 메고 보호장치가 있는데 무슨 소리냐 하며 깔깔깔 연신 웃음이 터진다. 흐흐흐.

 

마지막은 속리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순 없다며 근처 유명 장소인 정이품송 공원까지 둘러봤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봤고 수학여행으로 와 봤던 그 장소에 엄마가 되어 방문한다. 아, 새로워라.  속리산에 산으로 올라가는 주차장까지만 드라이브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왔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그 때 정말 제대로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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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추석 생활 no. 3

2020. 10. 6. 11:08 | Posted by Musicpin

슬기로운 추석 생활 no. 3

캠핑에 ‘캠’자도 모르면서. 과감히 텐트를 쳤다. 호기롭게!!

처음부터 텐트를 칠 생각은 없었다. 아이들과 가볍게 산책하고 돌아오자 하고서 나선 길이다.

 

가까운 길을 확인하고 둘러보는데 캠핑카가 눈에 띈다. 요즘 들어 종종 또는 자주 캠핑카가 보인다. 차박이다, 캠핑이다 자연에서 하룻밤 청하는 낭만이 좋아 보인 달까. 그렇다고 과감히 텐트를 치고 잠은 못 잔다. 남편과 캠핑카를 사볼까, 차박이나 캠핑을 해 볼까 두런두런 이야기 나눈 적은 있지만 둘 다 간절하게 원하지는 않는다. 그냥 숙소를 정해서 머물다 오자는 게 적정선이다.

 

그런데도 낮에 잠깐 자리를 펴고 앉아 남매와 함께 주전부리 먹고 산책하고 돌아와서 보드게임도 할 만한 텐트면 좋겠다 싶었다. 캠핑족은 아니지만 캠핑족의 낭만은 즐기고 싶달까. 마침 주변 멀찍이 한 두 팀 텐트를 치고서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보이고 해서 트렁크에 있는 텐트를 펼쳐봤다. 이렇게 쳐 보려고 실어뒀던 건 아닌데 마침 잘 됐다 싶어 풀어 놓으니 이만한 공간이 없다.

 

텐트를 치는 과정부터 아이들은 흥미로워 한다. 좀 컸는지 힘을 보태는 것부터 재미있어 하니 이게 바로 놀이이지 싶다. 모두 함께 텐트를 치고 안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니 우리만의 공간 탄생이다. 사람 없는 곳만 찾아 다니는데 이 안이면 안전하다 싶기도 하고. 자연도 둘러보고 산책도 하고 우리가 만든 공간에서 쉬기도 하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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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추석 생활 no. 2

2020. 10. 6. 11:05 | Posted by Musicpin

사람많지 않은 곳 찾아다니기!!!

집과 가까운 곳 대부분 산과 강이다. 논밭이 넓게 펼쳐져 있기도 하고 차로 지나다보면 저기 저 멀리 가축을 키우는 축사도 간혹 보이고 과일을 키우는 과수원도 있는, 자연이 늘 함께다. 코로나로 인해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사람 많은 곳을 피해 다녀야만 하는 데 현재 거주 지역은 조금만 조심해서 다니면 우리만의 시간이 가능하다. 해서 추석 둘째 날, 사람이 없지만 가볼 만한 곳을 검색을 했다. 그리고 선택과 결정. 출발이다.

 

산막이 옛길.

산막이 옛길은 총 길이 10리의 옛길로서 흔적처럼 남아있는 옛길에 덧그림을 그리듯 그대로 복원된 산책로. 옛길 구간 대부분을 나무받침(데크)으로 만드는 친환경 공법으로 환경훼손을 최소화하여 살아있는 자연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막이 옛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백미로 꼽을 수 있는 곳이다. (홈페이지 中.)

 

산책로를 일정구간 걸어가서 배를 타고 돌아오는 코스. 우리는 반대로 배를 먼저 타고 이동하여 걸어서 돌아오기로 했다. 잠잠한 물 위를 배가 스르륵 나아가니 물경이 인다. 가장자리 부딪치는 물이 파도가 되어 철썩인다. 출렁이는 모습만 봐도 힐링이다. 남매는 배를 탄다는 자체만으로도 신나 한다. 아이들이야 뭘 해도 좋아하니 감사하다.

 

낭만에 심취했는지 에피소드도 있다. 배에서 내려 다시 돌아오는 코스(대략 40여분)인데, 우리는 산책로 쉼터 중 하나인 출렁다리를 향해 나름 지도를 읽고(잘못 읽었지만ㅜ) 곧장 걸었다. 한 시간 반 여 걸어갔는데 길이 끊겨있는 거다.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배도 끊긴 그 시각은 오후 5시 30분 여. 어찌 된 건지 전화해서 물어보자 배에서 내리자마자 되돌아와야 하는코스인데 직진한 것이 오류였다. 오, 이런. 날은 이제 곧 질 텐데 걸어온 1시간 30분여를 다시 되돌아가고 더해서 시작점까지 40분을 더 걸어야 했다. 오 마이 갓.

 

별 수 있나, 다른 방법이 없다. 다시 되돌아 가자. 해서 총 4시간을 걸었다. 기특한 건 남매가 울지 않고 잘 걸어준 거다. 징징대지 않고 부모 탓하지 않고. 하하. 갈 때는 바위와 나무 뿌리가 만든 자연 그대로의 계단이나 풍경이 그렇게 좋더니만 시작점으로 돌아갈 때는 급한 마음에 나무고 물이고 보이지 않는다. 역시 세상살이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 하나 보다.

 

남매가 안쓰러웠지만 한편으론 많은 시간 함께 걸어서 뿌듯했던 시간이자 추억이다. 오가는 길에 아이들이 한 말도 명언이다.

‘엄마 내려가는 부분이 있으면 올라가는 부분도 있어.’

‘엄마, 길이 막혔으면 되돌아 가면 돼.’

‘엄마, 잘못 선택했어도 다시 걸으면 되는 건 가봐.’

 

어둑어둑한 하늘을 지나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입구로 돌아온 우리 가족, 그 날 저녁은 허겁지겁 정신 없이 먹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우리만 길을 착각한 게 아니라 그 곳을 찾은 여행객 중에서는 길을 잃어서 119에 신고해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아고, 우리는 그래도 구급대를 부르지 않았다며 나름? 뿌듯해 했다. 의도치 않게 산막이 옛길 코스 완주(完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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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피었습니다

2020. 9. 25. 15:50 | Posted by Musicpin

아침 저녁으로는 긴 팔을 챙겨 입어야 될 정도로 선선하다.
어떤 날은 ‘춥다’ 소리가 절로 난다.

해는 쨍하고 하늘은 맑고 구름은 높다.
이는 바람에 나뭇잎이 뒹굴고 성질 급한 나무는
초록에서 노랑, 빨강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한다.

하루 감정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온습도라더니
내가 딱 그렇다. 날씨도 선선하고 바람이 살랑이는 게
최상의 감정 상태가 올라온다.

코로나로 많이 돌아다니지 못하지만 가을바람 만끽하라고
남편의 서프라이즈 선물까지. 가을 국화꽃이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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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이 바로 힐링 카페

2020. 9. 8. 14:23 | Posted by Musicpin

남매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 날 그날 뭐해야하는지 매번 계획이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해야하는 과제가 있는데 첫째 아이의 학습꾸러미다. 1학년이라 학교 시스템 적응만으로 충분할텐데 코로나19로 인한 방학?이 길어지니 주어지는 숙제다.

 

 

혼자서 하기엔 너무나 긴 내용의 숙제. 아이가 끙끙대며 해 나가는 것이 못내 안타까워 온 가족 출동이다. 남편은 책, 아들과 나는 색칠이다. 나도 내 책을 읽고 싶었지만 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단다. 겸사겸사 내 안의 심미안도 깨울 겸 풍경이 그려진 이미지를 찾아 프린트했다. 둘째의 부탁으로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내가 더 집중했다. 예쁘다는 가족의 칭찬을 들으며 뿌듯함도 피어난다.

온 가족이 함께 거실 테이블에 자리잡고 앉아 각자가 할 일들로 채우며 함께 한다. 커피숍에 가지 않아도 책 가득한 거실에 커다란 테이블에서 각자가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며 주어진 일들을 하는 여기가 바로 힐링 카페 아닌가 싶다.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함께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 것을 그려봤는데 어느새 현실로 만난다는 게 새삼스럽다. 아이들이 자라는 것도 실감나고. 가족이 함께 하는 순간은 늘 든든함과 사랑으로 채워진다. 함께 하니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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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일수록 잘 챙겨먹기

2020. 9. 8. 14:22 | Posted by Musicpin

코로나19가 재확산 됨에 따라 2.5단계로 격상된 후. 한 여름의 뜨거움에 지치고 밖을 나가는 것에 한계가 있는 답답한 상황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것이 뭘까 생각한다. 움직임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활동도 자유롭지 않은 제한된 일상. 내일을 알 수 없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의 연속에서 불안감만 키울 수는 없다. 상황이 통제불능이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확실하지 않음에 일정한 루틴을 만들어 안정감을 느끼도록 노력한다.

 

가장 먼저 신경 쓰는 부분은 먹거리. 잘 먹고 잘 자는 것만으로도 활력이 돋도록 한다. 그렇지 않아도 채소의 중요성은 알고 있으니 큰 노력 없이도 실행해 볼 수 있다. 파프리카와 양배추, 버섯과 숙주, 오이와 양파 등.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도록 월남쌈으로 메뉴를 정하면 라이스 페이퍼에 돌돌 말아 잘도 먹는다. 우리집에서 건강식은 야채를 많이 챙겨먹는 걸 의미한다. 색색의 채소들로 식탁을 채우면 눈도 입맛도 풍성해진다. 넉넉하게 챙겨먹은 뱃속은 든든하고 건강은 자연스레 챙겨진다. 남은 채소는 볶음밥을 만들어도 좋고 카레를 만들어도 좋다.

 

하루 삼시세끼 차려내는 게 매일의 숙제다. 같은 음식을 반복해 먹기엔 희한하게 맛이 없게 느껴진다. 시켜먹는 음식에도 한계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요리 하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고 선택한다. 먹거리에 신경 쓴다는 건 내 몸을 잘 보살핀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나와 내 가족이 건강할 수 있도록 음식에 정성을 기울이는 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루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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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과 질투를 성장의 연료로

2020. 9. 7. 13:11 | Posted by Musicpin

대학원 재학 시절. 동기 중 한 아이를 질투하던 때가 있었다. 왜 그토록 질투를 했을까. 의사 남편을 둬서? 일을 잘해서? 인기 많아서? 마음 착하고 인정이 넘쳐서? 아니, 그것보다 그 사람이 가진 삶의 에너지가 부러웠다. 바지런하고 아이디어도 많아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가는 에너지. 마음씀씀이가 너그럽고 따뜻해 주변을 포근하게 해 주는 여유. 그만의 매력 넘치는 삶의 에너지와 여유가 부러웠다. 반면 그 당시의 나는 타지에서 혼자 자취를 해 기댈 곳이 간절했다. 애정과 관심으로 응원해주는 벗들도 그리웠고. 마음 둘 곳 없다 보니 예민해지고 어리광이 늘고 짜증도 부쩍 냈다. 여유 없이 가난해진 마음은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삶을 가꿔가는 사람이 부러웠던 거다

 

부러움Envy 이란, 철학ㆍ심리학 용어로, 욕망의 대상을 본인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상대방이 가지고 있을 때 느껴지는 괴로운 감정을 말한다. 선망envy 은 일반적으로 자신에게는 없는 뛰어난 특질이나 업적, 재산 등을 다른 사람이 가질 때 일어나는, 그들에게의 갈망, 혹은 대상이 그것들을 잃게 되기를 바라는 감정이다. 질투Jealousy란 일반적으로 잃게 될 것, 또는 개인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특히 인간 관계의 영역)을 잃게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부터 오는 우려나 두려움, 불안이라는 부정적인 사고와 감정에 관련된 말이다. 질투는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아닌 타인에게 애정을 준다고 화가 나고 잔소리를 할 때 생긴다. 선망은 타인이 자신에게는 없는 것을 가질 때 자기긍정감 저하와 같은 감정적 고통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네이버 사전 中.)

 

지금 돌이켜보면 상대방에게 미안하고 나에게는 부끄러움이다. 현재 갖지 못한 것, 나에게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도해 봤으면 좋았을걸. 타인이 이미 갖고 있다고 부러워만 하기보다 갖고 있기까지 노력한 행동에 초점을 맞춰보면 어땠을까 싶다. 나에게 빗대어 바라는 바를 얻도록 스스로 노력해 보는 거다. 당시 내가 바라던 바가 안정감이었다면 스스로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해 봤다면, 거창하지 않아도 지금 여기에서 취할 수 있는 것들로 채워보면서 내 안에 따뜻함이 일도록 다독거려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괜히 꼬투리를 잡거나 내 안의 불편한 감정을 슬그머니 쏟아내거나 미운 말로 자극을 주거나 하는 엄한 행동으로 상처주지 않았어도 되었을 것을. 부러움과 질투. 부러움을 좋은 재료로 쓰면 나의 성장을 가져오지만 질투를 연료로 할 때는 결과가 썩 좋지 않다. 아마도 질투의 대상이 되던 그 아이는 내 생각만 해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겠지. 아, 미안해라. 그 땐 어쩔 수 없었다지만 지금 와 보니 좀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잘 해 줄 걸, 자책감이 인다.

 

가정을 이루고 자상한 남편에 아플 일 없이 잘 살다 보니 그 때의 내가 안정감을 필요로 했구나 이해가 된다. 혼자서 공부에 일에 헤쳐나가야 할 일들 연속이었으니까. 동기에게 느꼈던 안정감이 이제 내게도 채워져 있다 보니 그 시절 내가 나에게 못해 준 따스함이 못내 안쓰러워진다. 지금이라도 안아줄 수 있으니 다행이다 싶고. 더불어 질투로 괴로웠을 동기에게 이제라도 용기 있게 전하고 싶다. 미안했노라고. 어리숙 했던 나를 용서해 달라고. 이제는 부러움이나 질투가 아니라 가족의 안녕(familial wellness)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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